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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취미생활/헐레벌떡 해외 회사생활

애플의 연봉체계

by YK Ahn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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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애플이나 한국 대기업이나 연봉체계는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애플의 연봉에는 기본적으로 주식이 들어가 있다는 것일뿐.  사실 연봉은 영어로 Annual salary인데 이 annual salary는 매년 실질적으로 받는 것의 일부라서 연봉이라는 말보다는 package라고 말한다. 이 package에는 annual salary, bonus 그리고 RSU, 이 세개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고가평가에 객관적인 성과와 함께 팀장의 평가가 100%인 반면, 애플은 자신에 대한 자기평가와 함께 자신과 같은 프로젝트에서 자기와 일을 많이 하는 직원을 3~5명에게 평가(peer review)도 받아야 한다. 팀마다 그리고 팀장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대부분 이 peer review가 고가평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다보니 이게 직원끼리 서로 싸우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Package를 구성하는 세개 중 하나인 Annual salary는 말 그래도 연봉이다. 매달 월급으로 나오는 액수가 이것으로 정해진다.
 다음으로 보너스인데, 이 보너스는 위에서 설명한 평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팀마다 줄 수 있는 액수가 다르기 때문에 이 액수에 대한 분배는 매니져와 시니어 매니져에 의해 결정되지만, 기본적으로 Peer review가 낮으면 많이 받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최근 한화의 경영권 승계에 꼼수로 이용된  RSU는 미국회사에서는 상당히 일반적이다.  Restricted Stock Unit의 약자인 RSU도 bonus와 마찬가지로 평가에 의해 결정되고 Apple 주식으로 준다. 하지만 RSU를 받았다고 바로 주식을 받는 것은 아니고, 4년에 걸쳐서 조금씩 vesting 즉 권리확정이 된다. 결국 이 RSU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4년이 지나야 그것들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회사와 가장 다른점이 있다면, 한국회사는 심각한 업무과실이 있지 않는 이상 연봉이 삭감되는 일이 없지만, 애플의 경우는 인센티브와 RSU가  package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해 평가가 좋지 않으면 실질적인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 인센티브와 RSU가 package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람과 팀마다 다른데 보통 전체 package에 수십%를 차지한다. 즉 최악의 경우, 인센티브와 RSU를 전혀 받지 못하면 실질적인 수입이 작년대비 훨씬 더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봉체계는 정말 매년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강력한 당근과 채찍이 아닐 수 없다. 대충 넘어가고 싶은 일도, 이 일 하나 때문에 내 연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번 스스로를 푸쉬하게 만드는 효과와 함께 일을 어떻게해서든 해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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