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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취미생활/아둥바둥 국내 회사생활

자투리 연구로 제주도 학회 참가해서 제주도 구경하기

by YK Ahn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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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재직하고 있을 때, 같은 연구실에서 있는 연구원들에게 학회 참여를 독려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연구들도 보고, 현재 어떤 연구들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지도 보면서, 더불어 따분하고 무료할 수 있는 연구원 생활에 '바람쐬기'같은 작용을 할 수 있어서였다. 그래도 해외학회는 비용문제로 1년에 한번정도로 잡고 국내학회는 분기마다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국내 학회 중 당연히 가장 있는 지역은 제주도에서 열리는 학회였다. 이때 참가한 학회가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에너지 관련된 학회였는데, 당시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던터라 포스터 발표로 참가하였다. 

 그런데 학회 당일날 제주도에 태풍이 닥쳐 엄청난 비바람과 파도가 일어 학회장이 있는 건물 1층이 거의 침수될 뻔 했었다. 사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있던 학회였던터라, 제주까지 와서 제주도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가겠구나 싶었다.

 포스터는 붙여놓고 다른 사람들 포스터 구경과 잡담하느라 정작 내 포스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만나보지 못했다. 사실 이때했던 연구는 이미 앞전에 했던 연구의 파생연구이면서 당시 집중하고 있던 연구가 태양전지에서 그래핀으로 넘어갔던터라 딱히 비중을 두고 있지 않던 연구였다. 솔직하게는 거의 취미삼아서 하던 자투리 연구였는데, 이전 연구를 위해 샀었던 고사양 PC를 놀리가 아까워서 그냥 시뮬레이션을 돌려놓고 나온 데이타로 하던 연구였다. 

 이후 결과만 정리해 놓고 있었는데, 훗날 같은 연구센터에서 있는 연구원분이 특정학회지에 논문 투고를 부탁하셔서 이 결과를 가지고 논문을 냈었다. 2년 반 조금넘게 키스트에서 근무하면서 총 6편의 논문을 출판하였는데, 그 중 유일하게 인용횟수가 0인 논문이 이 연구이다.

 어쨌든 그렇게 걱정하던 태풍은 다음날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완전히 사라지고 쾌청한 날씨가 찾아왔었다. 그래서 렌트한 차를 운전해서 연구실 연구원들과 제주도 구경을 시작. 오래간만에 바다 구경을 하니 다들 굉장히 즐거워했다.

 솔직히 이때 기억은 태풍과 그냥 돌아다니면서 재밌게 구경했던 것만 생각나고 어디를 갔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같이 연구실에 있던 연구원들은 다들 일이 다 잘 풀려서, 국내 대기업 취직한 연구원들도 있고, 국과수에 가는 것이 꿈이어서 연구원에 왔었던 동료도 국과수에 취직해서 뉴스에도 나오게 되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금은 Intel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동료, 그리고 국방과학연구소에 취직해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동료등 모두 다 잘 살고 있는 듯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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