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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취미생활/헐레벌떡 해외 회사생활

홍콩의 금박입힌 덤플링

by YK Ahn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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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회사의 공장은 중국 본토에 있었지만, 본사는 홍콩 파이낸셜 타워에 있었다. 본사라고 해봤다 작은 사무실하나에 물류창고가 있었던 것이지만, 회장님도 홍콩에 계셨기 때문에 가끔 몇몇 임원분들과 같이 홍콩에 가서 회장님과 미팅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일이 있었다. 

 이때도 월요일에 홍콩으로 가게 되었다. 동관이 홍콩과 가깝기 때문에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이때도 오전에 출발하였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라 중국 심천에서 홍콩으로 넘어가는 국경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홍콩으로 넘어와서 택시를 타고 홍콩섬으로...홍콩 택시답게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홍콩 택시는 가격도 비싸지만, 홍콩반도에서 섬으로 넘어가면 톨비를 따로 또 내야 한다. 홍콩이 GDP가 높아서 다들 생활 수준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홍콩사람들의 삶은 본토 도시인들의 삶보다 좋지 않은 듯 하다. 또한 홍콩의 택시는 처음 타면 으아하게 생각될 정도로 매우 낡은 택시들이다. 한국의 택시들이 크고 신형차들인 반면, 홍콩의 택시들은 30년은 넘게 된 듯한 차들인데, 이는 중국 본토와도 비슷하다. 

 점심을 먹기로 한 호텔로 왔다. 부페에서 먹는다고? 생각했으나 당연히 부페는 아니고 따로 룸을 예약해서 룸에서 회장님과 같이 점심을 먹었다.

 굉장히 고급 음식점이었다. 미팅의 분위기는 최악이었지만, 음식은 신기하였다. 당시 생산실장과 품질실장, 기획실장까지 합세해서 고객사를 속이고 거짓으로 레포팅을 한 것이 발각되어 회장님께 가루가 되도록 깨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개발실은 별 문제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혼나는 사람은 혼나고 나는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먹기만 했다.

 여러가지 고급 요리가 나왔는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라 이 금박이 입혀진 덤플링만 찍어보았다. 실제로 저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을까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듯 하다.

 식사 후 나가는 길에,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에, 월요일 오후에 이렇게 비싼 호텔에서 저렇게 할일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어떤 삶을 사는 것이며, 재산이 얼마나 많은 것일까 궁금했었다.

 본사 사무실에 정말 잠깐 들렸다. 

 그렇게 별거 없는 홍콩에서의 미팅이 끝나고 다시 중국 동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핑크색 벤츠. 취향이 특이한 것일까, 아니면 돈이 많아서 벤츠정도는 장난스럽게 타도 되는 것일까..

 돈을 좀 벌어서 삶을 조금 바꿔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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