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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회사생활/해외 회사생활

캐나다 유학 좌충우돌기

by YK_Ahn 2022.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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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사를 졸업하고 유학 준비를 1년정도 하여 TOEFL 성적을 겨우 맞추고 2008년에 캐나다 한 대학교 대학원에서 합격을 해서 정말 별 생각 없이 캐나다로 유학을 갔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학은 물론, 해외여행도 몬트리올에 딱 한번 갔다온 적 밖에 없던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준비없이 갔는지 모르겠다. 석사를 졸업하고 유학 준비 비용과 유학때 쓸 비용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원 시간강사를 했을 때라 돈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어찌어찌하여 겨우 2~300만원되는 돈을 가지고 갔었다. 밴쿠버에서 살 집을 얻기 위해 우리나라의 중고나라정도에 해당되는 Craig's list라는 사이트(https://vancouver.craigslist.org/)에서 연락해서 집을 구했었다. 집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하고 원룸이라고 해야 하는데, 이 원룸을 구할 때 밴쿠버에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집주인이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밴쿠버의 지리를 잘 모르니 학교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위치가 괜찮은지 등은 구글맵에서 일일이 확인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어쨌든 한명과 얘기가 잘 되어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밴쿠버에 도착하자마자 그 주소를 들고 집을 찾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번거럽고 거추장스러운 짐들도 많이 가져갔는데, 아마 첫 해외생활이라는 것도 있지만, 당시 가지고 있던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캐나다에서 살 수 있는 것들도 최대한 많이 가져가려고 했던 듯 하다. 노트북 두대와 심지어 17인치 모니터까지 들고 갔으니...

 어쨌든 캐나다 밴쿠버에서 정착을 위한 첫 집이자 방이었지만, 몇일 동안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정신을 조금 차리고 보니 집이 정말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캐나다에 흔한 2층 집에서 1층에 창고와 차고가 있는 공간 중 일부를 방으로 만든 곳인데, 방이 2~3개 정도 되었다. 공동 화장실/세면실/샤워실에 공동 주방을 사용하는 구조였는데, 이게 그렇게 많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것이 아닌 공용이다보니 관리도 잘 안되고 주거 공간에 정이 안들게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창문이 크게 있기는 했지만, 앞집의 벽으로 완전히 막혀 있는 구조였으면, 그 도시의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는 동네의 분위기가 있는데 이 분위이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캐나다의 분위기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이 곳이 조금 후미진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생각보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대략 45분에서 1시간 걸렸다. 결국은 2달을 조금 넘기고 학교에서 훨씬 가깝고 동네 분위기가 더 좋은 곳으로 다시 이사하게 되었다.

 지금도 아주 가끔 그때가 생각나는데, 굳이 의미를 붙이자면 굉장히 부푼 마음을 안고 갔던 캐나다 유학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던 첫 단추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지만, 결국에 유학을 중도 포기하게 된 것은 사실 이런 것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준비가 너무 부족했던 것이었다. 

 도움 받을 곳이 전혀 없던 곳에서 좌충우돌하며 힘들게 지냈던 그 시기가,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외롭고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후 삶과 내 자신을 더욱 단단해지게 만들고 더 작은 것에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었던 계기이기도 했다. 아직도 가끔 밴쿠버에 다시 놀러가게 되서, 그 때 그 힘들어하면서 걷던 거리와 학교 도서관, 학교 건물들을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1. Craigslist 를 잘 이용하자. 우리나라의 중고나라와 같은 것으로 왠만한 것은 다 있다.

2. 전공책을 알 수 있다면, 최대한 한국에서 사가자. 동일한 전공책이 한국에서 3만원이면 캐나다에서는 20만원정도이다

3. 집은 꼭 직접 보고, 동네도 몇번 왔다갔다 한 후 정해야 한다. 

4.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은 미국이나 캐나다가 더 저렴하다.

5. 생각보다 해외에서 만난 한국사람들은 도움이 별로 안되며, 캐나다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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