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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회사생활/해외 회사생활

한국 회사의 연례 워크샵

by YK_Ahn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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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국회사들은 워크샵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중견기업 규모였던 이전 회사에서도 매년에 한번은 꼭 워크샵을 갔었다. 한때는 회사 전체 워크샵이 아닌 실/팀별 워크샵 바람까지 불어서 당시 팀장 대행을 했을 때라, 워크샵 구실로 팀원들과 놀러간 적도 있기도 했는데,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연례행사처럼 하던 워크샵은 회장님과 대표님을 비롯한 임원들, 그리고 실장 및 팀장들, 주요 보직에 있는 직원들이 참석 대상이었다.

 워크샵을 하게 되면 기획팀에서 작년 성과와 목표에 대해 정리를 해서 발표하고 발표를 해야 하는 실/팀별로 추가 발표를 하면 될 것 같지만, 이전 회사는 기획팀이라는 곳이 사실상 비서실 역할을 하고 있었고, 기획업무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표 주최들이 알아서 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반성과 질책을 먼저하고 장미빛 계획이나 목표를 제시하고 끝나는 워크샵들이었다. 처음 갔었던 워크샵에서는 약간 인민재판같은 그 분위기에 주눅들었다가, 모두들 지난 목표와 계획은 지우개로 다 지워버린 듯 한 모습에 다음해 워크샵부터는 그냥 놀러가는 기분으로 참석하기 시작했다.

 보통 낮에는 발표와 회의가 계속 이어지고, 저녁부터 술과 함께하는 고기파티를 하였다. 그래도 워크샵하는 장소는 대규모 온천단지라서 나쁘지 않았다만, 온천을 즐기기에는 낮에는 발표하느라 시간이 없고 저녁에는 술 마시느라 시간이 없고, 밤에는 취해서 다들 횡설수설하느라 시간이 없었던 듯 하다.   

 그나마 다음날 오전에 회의를 잡지 않고 휴식시간을 준다면 다행.

 하지만 한국회사들은 왜 다들 이렇게 워크샵을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시간도 아깝고, 할거면 차라리 그냥 노는 행사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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