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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취미생활/아둥바둥 국내 회사생활

연구원 시기 해외 학회

by YK Ahn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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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생때도 당시 지도교수님은 OLED쪽 전문이라 OLED쪽 연구하는 학생들을 위주로 봐주시거나 자신이 설립하신 벤처기업 일을 많이 하셨던터라, 삼성전자와 산자부 과제를 담당하던 내가 있던 팀은 박사과정 형이 거의 주도로 진행하고 있었었다. 그러다가 석사 1년 후 박사형이 졸업하여서 중간에 어설프게 붕 떠있던 나는 국내 학회도 대전에서 열렸던 한국물리학회만 딱 한번 참석해 보았다. 산자부/삼성전자 과제 발표 때문에 제주도에도 갔었지만, 실제 내 연구 성과를 가지고 참석했던 학회는 물리학회 한번이 딱 한번이었던 것이다. 그 후 흔히 키스트(KIST)라고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근무할 당시, 석사 때 못 가봤던 학회도 좀 많이 가보고 같이 일하던 학생들도 많이 보내고 싶어서 팀원들한테 수시로 학회 참석을 독려했었다. 내가 속해 있던 연구실에서는 해외학회는 책임연구원들을 보내고 일반연구원이나 대학원생들은 국내 학회들을 참석했었는데, 키스트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학회이자 첫 해외학회가 2013년 중국의 상하이였다. 
 들뜨는 마음으로 인천공항 출국 및 중국 상하이 공항으로 입국하여 바로 호텔로 이동하였다. 당시에는 중국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던 터라 그냥 상하이 도시에 왔나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상하이 도심에서 20km정도나 떨어진 상하이 외곽이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학회가 있을 학교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호텔은 대학교에서 걸어서 15~20분 정도에 있는 작은 호텔이었는데, 이런 아파트들이 있는 거주지역에 호텔이 있다는 것이 특이했었다.

 여름 방학이라서 학교는 매우 한적하였다. 학회가 있을 대학교는 화동이공대학(华东理工大学)으로 학술적으로나 이름으로나 유명한 대학은 아니고 QS 대학순위에서 551~600위 사이에 있는 대학이니 굳이 국내로 치자면 건국대나 아주대와 비슷한 순위에 있는 대학이다. 

 정확히 말하면 학회는 아니었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중국의 화동이공대학교(ECUST, East China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华东理工大学)와 일본의 오사카공립대학교(osaka prefecture university, 大阪府立大学) 그리고 한국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간의 조인트 심포지움이었다. 이 오사카공립대학교도 오사카 내에서는 굉장히 좋은 대학이지만 세계 랭킹에서는 중국의 화동이공대학교보다 뒤쳐져 600후반에 있는 대학교이다. 뭐 그저그런 대학교와 연구원끼리 대충 그냥 뭔가를 하기 위해 만든 심포지움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심포지움의 시작이 되었는데, 이렇게 강단에 책상을 놓고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중국의 전당대회가 생각이 나기도 했다. 중국이라서 그런지 빨간색을 정말 좋아한다.

 오전의 행사를 마치고 대학교 학생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그냥 찜빵 하나만 먹었던 듯... 그래도 상하이에 있는 대학교인데, 한국의 지방에 있는 이름 모를 대학교 같은 건물들이다..

 당시 내가 한참 빠져있었던 그래핀(Graphene) 연구에 대한 성과를 발표하시는 박사님. 이후 자세한 내용은 내가 다시 발표했었는데, 한중일 발표자들이 다들 영어를 유창하는게 아니니 발표를 해도 다들 별 질문이 없었다.

 어설픈 심포지움을 끝내고 숙소로 머물고 있는 호텔서 다들 저녁을 먹었다. 점심보다는 나았다.

 저녁을 먹고 몇몇이 모여서 상하이 도심 번화가로 나와서 맥주 한잔을 한 후 다시 돌아갔다.

 다음날 다시 이어진 심포지움. 

 어이없게 최우수 발표상에 뽑혔다. 질문도 없던 구두 발표와, 포스터 발표 때는 포스터만 걸어놓고 밖에서 놀다가 왔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심포지움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상하이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해서 푸동지구에 데려왔다. 나중에 다시 상하이를 가봐서 알게 되었지만, 이때만 해도 뭐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돌아다녔다. 동방명주와 아직 건설 중인 SFC 건물이 보인다. 

 이번 심포지움에 같이 참석했던 일본인 대학원생들. 

 이 푸동지역을 돌아다니고 저녁즈음에 유람선을 타고 상하이를 구경시켜주겠다고 하여 유람선도 탔었다. 중국의 도시 풍경은 특이하게 대부분 낮보다 밤에 더 예쁘다.

 다음날 오전부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겨서 나왔는데, 이 상하이에 있는 북한정부가 운영하는 북한식당인 평양선봉관이 있다고 해서 이곳에 점심을 먹으로 왔었다. 점심이라 그런지 텅비어 있는 식당. 우리를 빼고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북한말을 사용하는 종업원들이 신기하였다. 맛은 뭐 그냥저냥한 일반 한국음식점 같았다. 

 사실 이 당시 이미 퇴사를 확정지었던 터라 이 심포지움은 책임연구원 박사님의 마지막 배려이자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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